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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떠다니는 물방울, 젖지 않는 몸들》 *전시기간 연장

전시 《떠다니는 물방울, 젖지 않는 몸들》 *전시기간 연장

전시 《떠다니는 물방울, 젖지 않는 몸들》 *전시기간 연장

일자
2023.12.14 ~ 2024.01.16
시간
12:00-22:00 (수요일 휴무)
장소
아살람 레스토랑 (제주시 중앙로2길 7)
주최
다이애나랩
주관
다이애나랩
문의
01034307334
참여
최혜영

《떠다니는 물방울, 젖지 않는 몸들》
Floating Droplets, Bodies that Don't Get Wet

 

제주 바닷속 연산호를 기록하는 작가 최혜영은 바다 속에서 변화하는 다양한 신체 감각에 집중한다. 그는 물 밖에서 당연하게 여겨졌던 모든 감각들이 물 속에서 완전히 바뀌는 경험에 대해 이야기한다. 물 속에 있다는 것은 어쩌면 더 이상 젖을 수 없다는 뜻이다. 물 속에서 젖는다는 표현은 어색해진다. 그것은 지상의 공기처럼 우리를 감싸고 있다. 우리는 물 속에서 공기에 젖고 지느러미로 난다. 지상에서의 습관인 호흡은 공기통이 연결된 입으로만 가능하다. 물 속에서 코는 더 이상 냄새 맡고 호흡하는 기관이 아니다. 언어는 어떤가? 물 속에서 작가의 귀는 반쯤 물에 차있고, 들리는 소리는 호흡기에서 나오는 공기 방울들의 소리, 근처에 있는 배 모터의 진동, 물소리 뿐이다. 귀로 들을 수 없고, 음성언어로 말할 수 없는 물 속에서 다이버들은 수신호로 소통한다. 두 다리로 더 이상 걸을 수 없고, 시야는 굴절된다. 중력이 크게 느껴지지 않아 몸의 무게도 느껴지지 않는다. 작가에게 다른 세계에서 다른 몸이 된다는 것은 불편하고 할 수 없는 것들이 늘어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나에게 없던 감각의 확장이다. 없던 감각이 어떻게 몸 밖으로 확장될 수 있을까? 없었던, 아니면 있는 줄 몰랐던 신체 부위 무언가가 몸에서 갑자기 튀어나온다. 심지어 그것은 본체와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아 보이지도 않는다. 

 

 나에게서 나왔지만 내 것이 아닌 것들. 바다 속에서 작가는 그를 감싸고 있는 물과, 그 안에 있는 수 많은 비인간 존재들, 물살이에서부터 바위, 산호, 지상에서 버려진 낚싯줄과 폐그물, 오래된 고무 타이어 같은 것들과 연결된다. 바다는 때로 하나로 움직이는 유기체처럼 느껴질 때가 있지만 그 하나 하나는 불쑥 바다로 침입한 작가의 몸처럼 개별적이다. 작가는 아름다운 연산호와 더불어 더러운 것들, 모르는 것들과 한 몸처럼 연결되고, 작가의 몸은 없던 감각들로 가득 찬다. 이것을 세계와 연결되어 있음에 대한 자각 혹은 회복으로 부를 수 있을까? 중요한 것은 작가가 물 속에서 경험하는 것이 불편함이 아닌 자유로움이고, 그 감각들이 지상을 바꾸어 놓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가장 이상하고 멀리에 있는 것들, 상상도 하지 못한 것들이 우리의 곁에 있고 또 우리의 몸 안에서 불쑥 나올 수도 있다는 감각으로부터만 자유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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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다니는 물방울, 젖지 않는 몸들》

일시 2023년 12월 14일(목) ~ 2024년 1월 16일(화) 
장소 아살람 레스토랑 (제주시 중앙로2길 7)
운영시간 12:00-22:00 (수요일 휴무)

 

참여자 최혜영
실크스크린 표현 협업 김보라 
실크스크린 제판 광대
사운드 협업 정현엽
서문 유선
비평 안팎
디자인 노다예 
수어통역 김보석
촬영 온
영문번역 최순영
아랍어 번역 알마마리 모하마드 아민 알르완 
도움 신원정 이두호 오윤주
주관/주최 다이애나랩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협력 아살람 레스토랑

 

*이 전시는 예멘 식당 아살람 레스토랑 내부에 설치되며 식당 영업시간 내에 관람이 가능합니다. 식사를 주문하지 않아도 관람이 가능합니다. 방문 시간에 따라 전시에 대한 상세한 안내나 조력을 받지 못할 수 있으니, 조력이 필요한 관람객의 경우 dianalab00@gmail.com 으로 미리 방문시간을 알려주세요.

*아살람 레스토랑은 <차별없는가게>로 휠체어와 유아차 출입이 가능하며, 휠체어 출입이 가능한 화장실은 식당에서 도보로 3분 거리에 있는 탑동 제2공원 화장실입니다. 또한 동물과 동반입장이 가능합니다. 자세한 접근성 정보는 차별없는가게 웹사이트 www.wewelcomeall.net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전시는 공공예술 프로젝트 <배리어컨셔스를 위한 조각들>의 일환으로 열립니다.

 

 


작가 노트


수심이 깊어질수록 더 많은 빛이 흡수되기 때문에 갈수록 어두워집니다. 파장이 가장 긴 붉은빛이 수심 5m 이내 깊이에서는 빠르게 흡수되어 사라져 물속은 주로 푸르게 보이게 됩니다. 수중에서 사진이나 영상을 찍을 때 화이트 밸런스를 맞춰 비디오 라이트나 스트로브를 사용합니다. 빛을 터뜨리면 연산호는 화려한 색들을 보여줍니다.


눈과 코를 덮는 마스크를 쓰고 있기 때문에 시야가 굴절 되어 보이거나 옆을 쉽게 보기 어렵고 정면을 보게 됩니다. 두 다리로 서고 걷던 몸은 엎드려 지고 코와 입으로 호흡하던 몸은 공기통에 연결된 호흡기에 의지해 입으로만 숨을 들이마시고 뱉게 됩니다. 주로 한 번 다이빙을 할 때 40분 정도의 숨을 쉽니다.


부력에 몸이 뜨지 않게 6키로에서 10키로 정도의 웨이트를 차고 더 잘 나가기 위해 발에는 핀을 신습니다. 물 속에 있을 때, 언제나 귀에는 살짝 물이 차있고 오직 공기를 마시고 뱉는 호흡기 소리와 배 모터의 진동, 물소리들이 가득합니다. 입으로는 호흡기를 물고 있어 말할 수 없기 때문에 물 안에서는 정해진 단어들을 약속을 만들어 손가락으로 표현합니다. “괜찮아요?” “하강” “상승” “안전정지” “저쪽에 거북이가 있다” “춥다” 등등의 말입니다.


육상에서는 눈으로 보고, 코와 입으로 숨쉬고, 말하고, 듣고, 걷고, 하는 것이 ‘일상적’ 혹은 ‘당연하게’ 여겨진다면 물 속에서는 그런 당연한 전제들이 전부 뒤집어지는 상황을 만나게 됩니다. 오히려 인간인 나는 물에 더 적응하고 편하게 있기 위해 포유류 혹은 물고기에 가까워지려는 노력들 속에서 물 안에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 안에서는 장애나 국경, 인종, 성정체성, 몸의 무게 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곳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 속에서는 오랫동안 다이빙 하기 위해 최소한의 에너지를 쓰기 때문에, 일부러 날렵하게 움직이지 않기도 합니다. 초보자 다이버들에게 물 속에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움직이고 싶은대로 움직여지지 않고, 혹은 조류가 세거나 파도가 높거나 수온이 낮거나 하는 자연의 상황에 따라 스스로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들 안에 있게 되기도 합니다. 이 어렵다는 것이 한 편으로는 자유로워지는 것이라고도 생각이 되기도 하고요. 나는 물 안에서 더 자유로움을 느낍니다. 아마 입으로 말하기 싫을 때가 더 많아서 그럴지도 모릅니다. 나는 물 안에 들어가면 연산호의 아름다움과 그 주변을 둘러싼 환경들에 황홀해 지기도 하고 쓰레기가 눈에 띄면 나이프를 꺼내 낚시줄을 끊기도 합니다.


 

 

참여자 소개 
최혜영은 스쿠버 다이빙을 통해 제주 바닷 속 연산호를 기록합니다. 컨텍 즉흥 춤추기를 좋아하고 물에 들어가 있는 것을 더 편하게 느낍니다. 강정친구들 사무국장을 오랫동안 하고 있으며 강정마을 안내하는 것을 즐거워 합니다.

 

*《떠다니는 물방울, 젖지 않는 몸들》 홍보 자료 :
https://docs.google.com/document/d/1v89PDz0_zrkSnEEEIyLW96vlBLJQKAIUPZeN0FDg_Tk/e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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