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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와 박물관, 동행

제주와 박물관, 동행

제주와 박물관, 동행

일자
2021.11.26 ~ 2022.02.06
장소
문의
064-720-8001

2001년 6월 15일. 드디어 국립제주박물관이 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제주 고유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고고‧역사 박물관으로서, 제주도민들의 기대를 받으며 1992년 첫 삽을 뜬 지 3,090일 만에 사라봉 아래 나지막한 지붕 여러 개가 자리 잡았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10번째 소속박물관이자, 섬에 자리한 유일한 국립박물관이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었습니다.

2021년. 국립제주박물관은 스무 살이 되었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성년을 막 지난 패기 넘치는 때이자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나이입니다. 그 사이 제주 초가를 닮은 지붕 하나가 늘었고, 우리는 제주와 함께 성장하였습니다. 이번 특별전은 ‘박물관’이 이어온 지난 이야기와 ‘제주’와 더불어 엮어갈 앞으로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 조각을 모아 ‘동행’이라는 하나의 그림을 그려내기 위한 첫발을 조심스레 내딛어봅니다.

“잇다”
국립제주박물관이 이어온 이야기가 있습니다.
전시는 개관을 준비하던 학예연구실장의 책상에서 시작하여, 20년 동안의 박물관 모습과 특별전 포스터, 사람들의 사진이 가득한 화면으로 이어집니다. 관람객이 그 속으로 들어가면 국립제주박물관의 20년이 움직입니다. 관람객이 없다면 박물관은 멈춰있는 화면처럼 의미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또한 20년 동안 박물관이 성장할 수 있었던 힘은 ‘사람’과 ‘소장품’입니다. 국립제주박물관 최초의 발굴조사인 귀덕리 유적 출토품과 50명이 넘는 모든 기증자의 기증품을 하나씩 꺼내놓았고, 박물관이 활용할 수 있도록 기탁한 문화재까지 총 95점을 한 공간에 담았습니다. 기증품과 기증자의 마음이 모여 하나의 모자이크를 이루는 전시 공간은 앞으로 더 채워져 나갈 미완성의 그림을 보여줍니다.

“엮다”
국립제주박물관이 엮어가야 할 이야기가 있습니다.
제주도에는 다양한 주제와 콘텐츠의 박물관과 미술관이 있습니다. 국립제주박물관은 20년 동안 고고‧역사 박물관으로서 정체성을 지켜왔습니다. 그러나 제주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뺀다면 제주를 온전히 담아낼 수 없습니다. 제주사람들의 보통 일상, 제주를 사랑한 예술가들이 그려낸 제주 등 우리는 경계를 넘어 모두와 동행하려고 합니다. 이번 특별전에는 (사)제주도박물관협의회 회원관을 비롯한 제주도 공‧사립 박물관 및 미술관 16개 기관의 소장품 31점이 전시됩니다. 각 기관의 대표소장품이자 국립제주박물관과의 동행을 위해 추천한 소장품은 앞으로 엮어가야 할 수많은 이야기의 예고편과 같습니다.

이번 전시는 모자이크와 같습니다. 20년 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국립제주박물관의 소장품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 16개 기관의 소장품도 하나의 그림을 이루고 있습니다. 국립제주박물관은 앞으로 그려나갈 더 큰 그림의 중요한 조각이 되고자 합니다. 이 전시를 보고 제주와 박물관이 그려내는 그림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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