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의 숨, 기계의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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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의 무한 성장을 향한 가속페달은 지구라는 유한한 생태계의 호흡을 무시한 채 멈추지 않고 달려왔다.
추출과 소모의 과열된 시스템 속에서 대지는 임계점에 도달했고, 수면은 우리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차오르고 있다.
본 전시는 제주의 바다가 마주한 이 위태로운 경계에서, '숨 쉬지 않는 기계'의 무절제와 대비되는 '해녀의 제한된 숨'에 주목한다. 현대의 생산 시스템은 자원과 에너지가 무한히 확장 가능하다는 착각 위에 세워진 끝없는 순환이다.
기계는 숨을 쉬지 않기에 멈출 이유를 찾지 못하며, 오직 속도와 효율만을 전제로 작동한다. 반면, 해녀의 물질은 폐 속에 담긴 한정된 산소와 수심의 압력이라는 물리적 한계 안에서만 허용되는 노동이다.
해녀 역시 산업이 만든 고무잠수복을 입고 나일론 망사리를 쓴다. 그러나 어디서 멈춰야 하는지 안다. 해녀의 숨참기는 자신의 한계를 명확히 인지하고 욕망을 다스린다. 이들은 자연이 허락하는 만큼만 취한다는 절제의 질서를 협상해 왔다.
바다에 안식년을 부여하는 금채기와 서로를 위한 공동체적 배려는 이들이 오랜 시간 경제적 자립을 지키며 구축해 온 대안적인 생태적 질서다.
이들은 또한 달라지고 있는 기후가 바다에 새긴 미세한 변화를 온몸으로 읽어낸 생생한 증언자들이기도 하다.
숨이 차는 순간 욕망을 끊어내고 수면 위로 올라오는 그 호흡은 한계를 망각한 채 질주하는 현대인에게 물음을 던진다. 환경 위기 속에서 인류가 반드시 되찾아야 할 것은 어쩌면 거창한 기술이 아니라, 스스로 멈출 줄 아는 절제의 감각일지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