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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야행성인 올빼미는 내가 살아가는 다채로운 세상의 풍경을 어떻게 바라보며 공감할 수 있을까?”와 같은, 주로 밤에 활동하는 신비로운 동물인 올빼미에 대한 단상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러한 발상은 특히나, 많은 종류의 올빼미 중에서도 하트 모양의 얼굴이라는 친근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외모를 지닌 가면 올빼미의 사랑스러운 매력이 중요한 계기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처럼 마냥 귀여운 것처럼만 느껴지는 올빼미의 이면에는, 고유의 야행적 속성에 의해 끊임없이 맞닥뜨리고 이겨내야만 하는, 그래야만 삶의 지속성이 보장될 수 있는 <어둠>이라는 존재와의 치열한 대결 구도가 숨겨져 있다. 그리하여 그는, <고독>이라는 고통스러운 짐을 일평생 짊어지고 살아가야만 하는 가슴 아픈 숙명을 지닌 가련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이런 올빼미에게, 밤이 아닌 시공간의 다채로움과 역동성은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지게 될까?
어쩌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느끼는 행복으로부터, 평범한 세상으로부터 고립되고 소외된 누군가와 함께, 공존할 수 없을 것이라 여겨지는 두 객체(올빼미와 밝음)를 조화롭게 제시함으로서 상호 공존의 가능성을 들여다보기 위한 발상이 곧, <또 다른 세상> 연작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오로지 '나'를 중심으로 살아가던 내가, 어느덧 나이가 들어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이후부터는 나보다는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것, 더 좋은 것을 경험시켜주기 위해 부지런히 달리고 또 달리게 되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고, 따로 알려준 적도 없지만 이러한 나의 노력은 계속 이어지게 될 것이다. 이는 곧 자식을 향한 엄마의 본능적이며 무조건적인 사랑, 모성애에 그 기반을 두고 있기에.
이처럼 엄마의 심정에서 엄마인 내가 그동안 바라보았던 세상, 그리고 아이들이 앞으로 바라보게 될 세상을 상상해보며, 여러 색다른 경험들을 가져다주고자 올빼미라는 대상에 독특한 시각적 조합을 시도해보았다. 즉, 단순한 미적 관점에서의 공유가 아닌, 일상적으로 받아들여 왔던 대상들 고유의 속성 자체를 새로운 시각으로 재창조 시킴으로써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그를 통해 새로운 시도가 마냥 두렵지 만은 않다는 것을, 또한 그러한 시도들을 통해 전혀 새로운 무언가를 느끼고 깨닫게 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었다.
주위의 많은 사람들은 얼핏, 다들 비슷 비슷하게 살아가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그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양각색의 삶의 궤적들이 존재함을 깨닫게 된다. 이는 과거에 비해 다양해진 소통 방법, 간단해진 정보 습득 과정 등으로 요약될 수 있는 현대의 기술적 진보에 의해 극대화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처럼 따스한 감정적 교류는 점점 그 모습을 감추게 되고, 피상적인 사회적 관계가 주도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내가 느끼는 무언가를 누군가와 함께 공감해보려는 시도 자체는 상당히 어색하면서도 낯선 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수많은 관계 속에서 얻게 된 쓰라린 상처들을, 본 연작을 통해 공동체적 관점에서 함께 치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모색해보기를, 그럼으로써 사회적 공존의 아름다움과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진실 된 행복을 추구해보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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