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환: Gaps Drawing - 空間
강태환: Gaps Drawing - 空間
- 주소 (63535)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중문관광로72번길 60 켄싱턴 제주호텔
- 홈페이지 http://www.kensingtonjeju.com/
공감하고 분해한 삶의 틈 그리고 위로
켄싱턴 제주호텔 갤러리 큐레이터 김민희
틈을 읽어 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함도 가지지 못하고 명확한 형태를 갖지 못하기 때문에 그 공기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생각하기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건 그런 틈이 있어야만 무언가를 행할만한 기회가 발생한다. 강태환 작가는 바로 이 ‘틈(gap)’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작가는 ‘곶자왈’이란 자연을 바탕으로 작업을 진행하며 ‘틈’ 즉 ‘숨 쉬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조형적으로 풀어 내고 있다. ‘숨 쉬는 공간’이 작가의 손에서 탄생했다. 그리고 작가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감추어도 괜찮다. 드러내도 괜찮다. 뒤죽박죽이어도 괜찮다’고. 사실 현대인의 삶에서 괜찮은 것은 없었다. 경쟁사회에서 자신을 알리고자 자기PR과 이미지 메이킹은 필수불가결한 행동인 것이다. 자신의 속내는 드러내지 않고 항상 가면을 쓰고 상대를 대하고 정리된 모습으로 남들에게 자신을 내세운다. 즉 항상 긴장하고 상대방에게 맞춰진 자신을 보여줘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피로감을 느낀 사람들은 ‘숨 쉬는 공간’이 없었다는 걸 깨닫는다. 답답한 생활이 이어진 덕분에 최근 ‘YOLO(You Only Live Once의 줄임말)’ 혹은 ‘소확행’(실현 가능한 행복, 혹은 그것을 추구하는 삶)이라는 경향들이 현대인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져 나갔다. 이젠 모두가 ‘틈’이 필요 해진 시점인 것이다.
강태환 작가는 한발 더 나아가 ‘삶, 가끔은 분해가 필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뭉쳐진 삶을 하나하나 분리하고 생겨난 그 틈을 ‘Gaps Drawing’ 작품을 통하여 생각해보자. 작가는 광섬유의 일부분에서 빛을 내도록 작업하는데 이는 우리의 삶과도 같은 것으로 ‘사건의 발생 시점’을 뜻 할 수 있다. 살아가며 긍정 혹은 부정적인 일을 겪고 성장하게 되어있는 사람의 인생 나이테인 셈이다. 각자의 다른 인생 나이테를 한군데 모아두면 어떤 작품으로 탄생하게 될지 생각을 잠시 열어둔다. 그리고 물러서서 전체로 그려진 그림을 본다. 이런 생각의 ‘틈’을 선물해준 작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게 될 것이다. 때로는 쏟아지는 별빛 같은 혹은 어두운 숲을 날고 있는 반딧불이 같은 모습, 삶의 고비를 넘고 있는 각자 삶의 모습, 모두 작품 안에 불빛으로 표현되어 오늘도 여전히 빛나고 있다. 해가진 어두운 저녁에는 더욱 밝은 빛을 낼 것이며 낮에도 계속 밝은 모습으로 관객을 맞이 할 것이다. 변함없이.
작가의 작품을 처음 감상하게 되면 아름다움에 환호를 보내고 깊이 감상하면 슬퍼지려 한다면 작가가 보낸 ‘틈’ 아니 ‘숨 쉬는 공간’을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닐까? 인간과 자연 혹은 다른 무언가와의 같이 살아감에 대한 감상을 <Gaps drawing-空間>을 통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