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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공간 이아 기획대관전 '식물성'

예술공간 이아 기획대관전 '식물성'

예술공간 이아 기획대관전 '식물성'

일자
2018.03.17 ~ 2018.03.30
시간
평일 10:00~20:00 / 주말 10:00~18:00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주최
제주문화예술재단
주관
예술공간 이아
문의
064-800-9333
참여
김국희, 김동기, 김소라, 김영채, 문신기, 박준석, 박혜성, 이윤주, 최재령, 한용환, 홍시야

식물성 - 끊임없고 무성한

꽃이 피거나 씨앗이 터지는 장면을 직접 보고 싶어 오래 쭈그려 앉아 있었던 적이 있다. 아주 어릴 때였는데 무슨 일이 있어도 목격하고 말겠다는 각오였다. 심부름 다녀오는 길 옆이나 친구집 가는 모퉁이 벽에, 늘 있던 풀이나 나무가 문득 부쩍 자라있는 걸 발견하는 때가 많아지자 대체 언제일까 궁금했던 것이다. 눈에 띄는 움직임이 없는데도 어느새 무성해진 그네들을 보면 문득 마음이 먹먹해지기도 했다. 제주를 거점으로 작업하는 작가들의 전시를 함께 하다 보니 그들의 작업에서 하나의 흐름을 발견하게 되었다. 끊임없고 무성한 식물적인 움직임. 아마 제주라는 특수한 땅에서 작품활동을 하는 대부분의 작가들이 가진 속성이라고 해도 큰 무리가 없겠다. 그리고 이는 어쩌면 그들의 활동 리듬과도 닮아있다. 봄이 되어 깨어나고 여름을 무성히 보낸 다음 열매를 맺어 몸을 덜어 낼 가을을 준비하고는 이내 동면하는 겨울. 계절의 변화에 민감하고 자연의 흐름을 닮아가는 작가들의 모습은 작품에도 그대로 반영되는 듯 보였고 그 작품들에서 오롯이 자라고 있는 식물적 감각을 채집하고자 이 전시는 시작되었다. 식물의 모습을 담는 작품에서부터, 아주 꾸준한, 파고드는, 지거나 헤어질 때를 아는, 무성한, 물을 좋아하는, 단단한 것에서 여린 것을 내어놓는, 작은 것에서 큰 것이 되는 등의 특성을 담은 각 작가들의 작품은 각기 해석한 고유의 면면이 드러나 그 자체, 생명력을 가진 모습이다. 제주의 토양에서 끊임없고 무성히 자라날 작가들과 그 작품들의 아름답고 강한 에너지를 지지하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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