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인놀다

-전시명 : 제7회 이미성 개인전

-전시기간 : 2025.11.11~2025.11.18(휴관없음)

-전시장소 : 갤러리이호(백포서3길12)

-전시글요약

‘기억이 머무는 풍경’

기억은 단순히 과거가 아니라, 현재 속에서 다시 피어나는 마음의 흔적이다. 이미성의 회화는 그 기억이 머무는 공간을 시각화한다. 작가는 오랫동안 비단과 장지를 겹쳐, 그 사이의 여백 속에 ‘기억의 결’을 담아왔다. 반투명한 비단을 통과해 보이는 풍경은 흐릿하고 부드러웠으며, 보는 이로 하여금 따뜻한 그리움의 감정으로 이끌었다. 이번 전시는 그 여백의 구조를 새로운 방식으로 확장한다. 비단을 덧대던 이전의 작업에서 벗어나, 장지 위에서 직접 안개의 층을 쌓으며 기억의 밀도와 감정의 호흡을 더욱 투명하게 드러낸다. 비단이 남기던 물리적 거리 대신, 먹의 번짐과 여백이 감정의 공간을 대신한다. 그 결과, 화면은 더욱 고요하고 깊어진다.

4미터에 이르는 대작에서부터 소형의 풍경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화면에는 제주의 시간, 어린 시절의 기억, 그리고 삶의 온도가 스며 있다. 그것은 현실의 풍경이 아니라, 마음이 바라본 풍경이다. 이미성의 ‘기억의 풍경’은 결국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라짐과 머무름의 경계를 부드럽게 허물며 우리 각자의 내면 속 여백을 환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