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인놀다

자연으로부터
— “엮음”으로 되살아나는 자연의 숨결을 담으며

안녕하세요. 라탄 공예를 통해 자연과 함께 숨 쉬는 시간을 엮어가는 작가, 이승진 입니다.

저는 야자과의 덩굴식물인 등나무, 즉 라탄(rattan)이라는 재료가 지닌 생명력과 유연함에 매료되어 공예의 길을 시작했습니다. 이 천연소재는 한 줄 한 줄 물결처럼 흐르는 구조 속에, 자연이 스스로 만들어낸 리듬과 질서를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재료의 본질을 마주할 때마다, 저는 “자연과 인간, 그리고 손과 마음이 만나는 자리”에 서 있음을 느낍니다.

 『자연으로부터』는 저에게 하나의 여정이었습니다.
숲속의 은은한 숨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잎사귀의 리듬, 햇빛이 나무껍질을 스치며 남긴 미세한 흔적들. 이 모든 것이 새겨진 라탄 줄기를 손에 쥐고 천천히 엮어 나가는 그 과정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작고 소중한 쉼표가 되어 마침내 형태로 구체화 됩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자연으로부터 시작된 이야기들이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속으로 조용히 스며들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숲의 숨결이었든, 바람의 속삭임이었든, 햇빛이 남긴 흔적이었든 여기서 마주한 작품이 당신만의 쉼표가 되기를, 그리고 그 쉼표 위에 새로운 감각과 여유가 피어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