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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개인전 '나는 지금 제주로 간다'

이지현 개인전 '나는 지금 제주로 간다'

이지현 개인전 '나는 지금 제주로 간다'

일자
2022.12.19 ~ 2022.12.31
시간
09:00-18:00
장소
문의
064-757-2171
  • 주소 (63168)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중앙로 58 Place1빌딩 지하1층, 돌담갤러리

해방의 몽타주. 이지현이 작업하는 방식은 잘 알려져 있다. ‘해체하는 작가’로 알려진 이지현은 책을 고르고, 옷과 대화하고, 사진이나 신문을 뜯어내며 대상과 긴 시간 호흡을 하며 숨을 조절하는 작업을 한다. 대상을 뜯어내는 일련의 과정 때문에 이지현은 ‘해체하는’ 작가로도 불린다. 그는 무엇을 해체하는 것일까?

이지현의 작업 대상이 되는 책은 교과서도 있고 이름만으로도 심중구곡의 깊은 우물을 만들어주는 명저들, 역사에 남은 저술가들, 명망가들의 저술이다. 이 모든 대상들은 이지현의 삶과 연결되어 있는 ‘이야기’를 품고 있다. 옷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영천 레지던시 시절, 주민들에게 받은 옷이 담고 있는 이야기, 대구에 바치는 등은 모두 이지현 존재를 만들어 왔고 만들고 있는 존재의 망을 이루는 것들이다. 작품과 관련된 작가의 회상만으로도 작은 영상을 마주하고 있는 기분이다. 이 이미지들, 이미지들이 불러 낸 대상들을 작가는 스스로 두들기고 뜯어내며 새로운 이미지로 만들어 간다. 작가는 얽매인 이미지를 해방시키면서 이미지들의 운명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작가의 심상과 손끝에서 흐르고 멈추고 드러나는 이미지들의 다발을 이미지들의 몽타주라 말해도 좋겠다. 이지현은 이미지로 구성된 자아-대상이라는 이미지를 해체하여 다시 조립하는 몽타주의 행위자가 아닐까 한다.

이지현의 해체는 물질적인 대상의 해체라는 직접적이고 표면적인 이해에 한정되지 않는다. ‘해체’는 ‘자아-대상’의 이미지를 부수고 다시 조립하는 ‘이미지 몽타주’의 행위와 실천이라는 의미로 나아가야 한다. 이지현 작업은 자아-대상을 구성하는 이미지를 부수고 다시 조립하는 행위로서 필연에서 벗어나 자유로 나아가는 제작행위, 실천행위, 창작행위라 할 수 있다. 작가자신을 포함해서 대상이 일상화된 규율이나 상투적인 안전에서 벗어나, 흥미진진하게 되는 사태, 즉 ‘자유롭게 하고 싶다’는 작가의 변(辯)은 바로 고정된 ‘작가-대상 이미지’를 다시 조립하는, 탈 자아의 퍼포먼스가 아닌가 한다. 이런 맥락에서 이지현의 해체는 작가-대상을 연결하고 구성하는 모든 이미지들, 소리이미지, 시각이미지, 촉각이미지, 이미지들이 생산하는 이야기들 모두에 대한 ‘해방의 몽타주’를 창작하는 행위라 읽을 수 있다. (중략)  남인숙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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